2021.08.06

M0NE


항상 하고 싶었지만 할 수 없었던 말들


사람 앞에서 노래하는 것에 트라우마가 있다
이젠 있었습니다 가 되겠네
사람들에게 주목받아 긴장하는 것보다도 무서운 것이 있었고 그건 지금은 말 못 함
나는 항상 네블라이저와 산소캔을 챙겨 다니고
친구들과 노래방도 못 갈 정도로 무서웠어
친구도 없었지만

춤을 추고 싶다고 생각한 것도 그렇게 오래된 일은 아니다
항상 침대 위에서 영상을 몇 번이고 돌려 보며 뇌에 필사적으로 새겼을 뿐이고
지금껏 제대로 춤 레슨을 받은 적도 없다 (ㅜㅜ)
무대 위에 서 있는 걸 좋아하지만 악기를 다루는 것도 노래도 할 수 없으니 조명 아래 목소리 없이 마음을 전할 방법을 필사적으로 찾은 결과가 춤이었던 거고 그러나 나는 무대에 설 수 있을 정도로 춤을 잘 추는 것도 아니었고

그럼에도 무대 위에 서 있는 꿈을 항상 꿨고

철저히 조연이 될 생각이었다
꿈꿨던 것들을 조용히 눈에 담고 아무도 모르게 사라지고 싶었다
그래서 뭐든 하고 싶었던 일은 전부 저질러 보자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막상 마주한 순간 조금 욕심이 나버렸던 거지 왜냐면 다들 진심이었거든 지금까지도 흔들리지 않는

나는 분명 죽을 생각이었는데
마지막으로 화려하게 전부 불태우고 죽을 생각이었는데
너무나도 무거운 책임을 받아 온 거다

그치만 좋았던 것 같아 나는
누군가 내가 다시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믿어 준 것이

더 깊은 얘기는 당장은 하기 힘들어
나는 아직도 산소캔을 달고 사는 걸
그치만 내가 이렇게까지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건 분명 그 날 소녀메탈을 만났기 때문이야

그냥 그래